건강한 삶을 위하여

요즘 추위가 계속 되어 아침 일찍 달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여 아예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쉬었다가 출근하는 마누라 차를 타고 호수공원 근처까지 간 다음 걸어서 공원까지 갔다. 옷을 아주 두껍게 입지는 않았지만 그리 추운 것 같지는 않은데 피부가 드러난 부분은 살이 에이는 듯하다.

 

99년 12월부터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하였으니 벌써 6년이 지났다. 평일에는 사무실 근처의 헬스 클럽에서 트랙을 돌거나 트레드밀에서 뛰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을 하는데 주말에는 일산에서 장거리를 뛰기 때문에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여름에는 해가 뜨기 전에 운동을 시작하여 뜨거운 햇살과 더위를 피하고 겨울에는 해가 완전히 뜬 후에 운동을 시작함으로써 추위를 피한다는 것이 전략이다.

 

이 날도 겨울이니까 해가 완전히 뜨고 난 뒤에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 동안 계속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어 아주 추웠기 때문에 귀를 가릴 수 있는 빵모자를 쓰고 buff를 목에 둘렀다. 상의는 긴 팔 티셔츠와 긴 팔 스웨터를 겹쳐 입었으며 하의도 아주 추울 때 입는 플리스 소재의 바지를 입었는데 서있으니 약간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이 정도면 달리기 시작하면 추위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stop watch를 작동시키고 달리기 시작했다. 북쪽을 향하여 뛰는데 마주쳐 오는 바람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목에 두른 buff를 끌어 올려 턱을 가리고 뛰니 훨씬 나은 것 같은데 그것이 자꾸 내려와서 성가신데다 조금 뛰다 보니 몸에 열이 나서 buff를 아주 내려버린다. 호수공원은 타원이라서 한 쪽에서는 북쪽을 향해 뛰기 때문에 바람을 맞으면서 뛴다면 반대쪽에서는 바람이 밀어주기 때문에 춥지도 않고 힘도 덜 든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원 안에는 산보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주엽고 야구부원들도 기초체력 훈련을 위해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공원이 아주 한적하지는 않았다. 호수 안의 물은 가운데부터 얼기 시작하여 가장자리로 확장되고 있었는데 가장자리 쪽 두께는 1c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다음 날인 일요일이 훨씬 더 추웠기 때문에 완전히 얼음으로 덥혔을 것 같다. 완전 무장하고 산보하는 사람들과 호수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3 바퀴를 뛴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며 몸을 살펴보니 배 부분이 새빨갛게 얼어 있어서 약간 따갑다. 조금 더 추웠거나 더 오래 뛰었으면 동상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보온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겨울에 찬 공기 속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뛰는 것은 시작하기는 힘들어도 겨울이기 때문에 필연적인 공원의 한적함과 그에 따른 쓸쓸함 등으로 인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맛을 들이면 계속 뛰게 된다. 여름에 비를 맞으면서 달리는 것도 비슷하다. 이 정도 되면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kim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