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위하여

토요일과 일요일에 삼척에서 군복무하는 아이 면회를 갔다 왔다. 삼척, 강능, 주문진을 왔다 갔다 했는데 비가 와서 토요일 오후에 주문진 숙소 근처, 일요일 오전에 경포대, 선교장과 경포호만 구경했다. 숙소는 주문진가족호텔이었는데 방에서 바라보는 파도치는 동해는 아주 근사했다.

 

8월 21일(일요일) 아침 6시 못미쳐 일어나 밖을 보니 잔뜩 흐려 있고 어제 보다 더 높은 파도가 치는 것이 보이는데 비는 오지 않는 것 같았다. 간 밤에 준비해 놓은 달리기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있고 바깥으로 나갔는데 비가 오는 것이다. 게다가 바람도 꽤 세게 분다.

 

전 날 오후에 답사한대로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마주치는 바람과 비때문에 금방 몸이 젖어버린다. 비를 맞으면서 뛰는 것은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다. 어차피 땀으로 젖을 몸이니까 비를 맞아 젖어도 그리 억울하지 않으면서 해가 숨어 있어 덥지 않고 비를 맞으면 오히려 시원하다. 다만 땀을 아주 많이 흘리지 않으면 젖지 않을 신발이 젖어서 질퍽거리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고 나머지는 다 좋다. 올 여름에도 비가 자주 왔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도 우중주를 못했는데 멀리 주문진에 와서야 2005년 첫 빗속 달리기를 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약 1.5km를 가니 해안도로가 끊겨 돌아가야 한다. 다시 호텔을 지나 주문진 항 쪽으로 계속 달렸다. 주문진 항까지도 호텔에서 2km 남짓 되는 거리라서 너무 짧다. 주문진 항 방파제에 올라가서 왕복을 했다. 방파제 안 쪽 바다는 고요하고 왼쪽의 바깥 쪽은 사나운 파도가 친다. 약 700미터 정도의 방파제를 왕복한 다음 다시 호텔쪽으로 가서 북쪽 끝까지 갔다 왔는데 그래도 당초 예정했던 20km에는 못미친다. 호텔 주변을 두어 바퀴 더 돌아 총 16km를 뛴 다음 비에 젖은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갔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하조대 해수욕장,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등 바닷가에서 여러번 뛰었지만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치는 파도가 멋진 주문진 해변에서 비를 맞으면서 한 달리기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Posted by kimpk